채수정 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 "전세계인 한자리서 교감 소통 '월드판소리 페스티벌' 만들겠다"

"판소리 세계화·대중화 위해 표준화 교육·교재 필요, 유파별 힘합쳐 판소리 교육 글로벌 표준안 만들 계획"
전공자가 협회 판소리강사 양성과정 수료 후 세계각국 파견돼 판소리 표준교육과정 강의할 복안도 준비

경인시민일보 | 기사입력 2022/09/26 [14:37]

채수정 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 "전세계인 한자리서 교감 소통 '월드판소리 페스티벌' 만들겠다"

"판소리 세계화·대중화 위해 표준화 교육·교재 필요, 유파별 힘합쳐 판소리 교육 글로벌 표준안 만들 계획"
전공자가 협회 판소리강사 양성과정 수료 후 세계각국 파견돼 판소리 표준교육과정 강의할 복안도 준비

경인시민일보 | 입력 : 2022/09/26 [14:37]

▲ 채수정 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


채수정 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은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우리 세계판소리협회는 소리꾼과 애호가, 전세계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감하고 소통하며 판소리로 하나되는 '월드 판소리 페스티벌'을 꿈꾸고 있다"며, "판소리는 여러 유파로 구분돼 있어 같은 대목이라도 명창마다 조금씩 소리가 달라 하나의 표준화된 교재와 교육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소리의 세계화·대중화를 위해서는 표준화 교육과 교재가 필요하며, 세계판소리협회가 많은 유파와 함께 힘을 합쳐 판소리 교육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 갈 계획으로 각국의 언어로 판소리를 부르는 날을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젊은 소리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창작판소리에 대해서는 "대중들에게 국악의 멋을 알리고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젊은 소리꾼들이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채수정 이사장과 일문일답.

 

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소감과 협회를 설립한 이유는.

→지금 전 세계가 K-POP이나 K-드라마·영화로 열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판소리 등 이름으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이 우리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1934년 김창환 명창이 이끈 조선성악연구회, 1971년 박록주 명창이 이끈 판소리보존회는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판소리를 지켜내고 발전시키고자 했다. 이런 옛 스승들의 정신을 이어받고 판소리 세계화와 대중화라는 시대적 요구와 사명을 다하기 위해 설립했다. 그동안 많은 단체가 판소리 보존과 전승에 애써 왔다. 협회는 이런 노력과 함께 판소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게 목표다. 외국인들도 각국의 언어로 판소리를 흥얼거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어떻게 하면 판소리를 조금 더 알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나의 오랜 고민이었다. 그러던중 우리의 우수한 문화예술이 전 세계인들로부터 인기있는 한류 속에서 이젠 세계화와 대중화에 대한 고민을 실천해 나갈 단체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평생 판소리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만 해온 저에게 협회를 설립하는 일부터가 난관이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많은 분의 조언과 도움으로 협회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아직은 이사장 타이틀이 어색하고 부끄럽다. 하지만 21세기 판소리의 발전과 세계화·대중화라는 막중한 시대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설립목표가 판소리의 '세계화'· '대중화'라고 했다. 무슨 뜻인가.

→판소리는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이자 귀중한 세계인류무형유산이다. 판소리가 인류의 귀중한 유산으로 인정받았지만 전 세계에 판소리를 아는 사람은 한정적이다. 판소리 세계화는 판소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또 많은 사람이 누릴 수있도록 보편적 예술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대중화는 이런 판소리 세계화를 뒷받침하는 큰 축이 될 것이다 판소리에 대한 지식과 정보, 공연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판소리 전공자들이 협회의 판소리강사 양성과정 수료 후 세계로 파견돼 판소리 표준교육과정을 강의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판소리 애호가나 시민들에게 판소리 전문교육과 대중화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판소리 공연을 통해 시민들과 교류하고 지속적으로 판소리를 접할 기회를 마련하겠다. 전통판소리뿐 아니라 젊은 소리꾼들의 창작 판소리 공연을 통해 전통음악 판소리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은 욕심이 있다. 소리꾼과 애호가,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월드 판소리 페스티벌'을 구상하고 있다. 판소리에는 힘이 있다. 외국에 공연하러 다니면 관객들이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해도 함께 울고 웃으며 우리 소리에 빠져든다. 노래와 이야기 연기가 모두 담긴 종합예술이기에 가능하다. 이런 판소리 자체가 가진 힘에 각국 언어로 잘 번역된 이야기를 얹힌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각국의 언어로 판소리가 불리는 날을 기대해 본다.

 

세계판소리협회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역점 을 두고 있는 사업은.

→판소리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해 판소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국악인과 애호가뿐 아니라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판소리 축제를 여는 것이다. 전 세계 80여개국 240여곳의 세종학당·한국문화원과 연계해 판소리를 전파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전통음악을 소개하고 즐길 수 있는 세계화·대중화 교육을 통해 판소리의 본질을 전달하고 싶다. 또한 나이 국적 종교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판소리로 하나되는 축제의 장을 열고 싶다. 소리꾼들이 실력을 뽐내는 시상식과 대회는 많이 있지만 애호가나 일반 시민들이 판소리를 즐기고 뽐낼 수 있는 무대는 거의 없다. 세계판소리협회는 소리꾼과 애호가, 전세계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감하고 소통하며 판소리로 하나되는 '월드 판소리 페스티벌'을 꿈꾸고 있다. 아울러 판소리는 여러 유파로 구분돼 있어 같은 대목이라도 명창마다 조금씩 소리가 다 르다. 하나의 표준화된 교재와 교육 방법이 부재한 셈이다. 그러나 세계화·대중화를 위해서는 표준화 교육과 교재가 필요하다. 세계판소리협회가 많은 유파와 함께 힘을 합쳐 판소리 교육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각국의 언어로 판소리를 부르는 날을 꿈꾸고 있다.

 

최근 젊은 국악인들을 중심으로 '창작판소리'가 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나.

→실력 있고 창의적인 젊은 국악인들이 많다. 탄탄한 전통 판소리 실력을 바탕으로 창의력을 더한 창작 판소리가 우리 전통음악을 잊고 사는 국민에게 전통의 아름다움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을 보존·보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판소리는 입과 입을 통해 내려오면서 살이 붙여지고 시대와 민중의 삶이 녹아든 예술이다. 창작 판소리는 전통 판소리에 기반을 둔 21세기의 삶을 반영한 판소리의 또 다른 모습이라 생각한다. 물론 옛 명창들의 우려도 있지만 대중들에게 국악의 멋을 알리고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젊은 소리꾼들이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

 

판소리 외에 혹시 취미가 있다면.

→취미라 할 게 특별히 없다. 아직도 판소리를 배우고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최대한 많은 공연을 보고 논문을 읽거나 옛 선생님들의 음반을 찾아 듣는 편이다. 그리고 쉬는 날에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 판소리 보존과 발전에 힘쓰는 단체와 관련자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행사에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날은 지방에서 열리는 행사 2~3곳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하고 이동하는 것만으로 자정이 훌쩍 넘는데 협회 사무국장이 연락 두절됐다며 걱정했다고 하더라. 두 딸도 늘 바쁜 엄마의 건강이 걱정이다. 그렇지만 제가 가진 사명을 다하기 위해 1분1초라도 아껴 최대한 많은 활동을 하려 한다. 그게 제가 판소리 발전에 작게나마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판소리를 보여드리고 즐길 기회가 너무 적어 안타깝다. 판소리가 어렵고 지루한 전통예술로 인식하고 계실 거다. 그건 판소리에 대해 배우거나 접할 기회가 너무 한정적이라 그럴 것이다. 알고 보면 가사 하나하나 재치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 이야기다. 우리 세계판소리협회에서 많은 분들이 판소리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교육사업과 공연을 추진하겠다. 

 

■채수정 이사장 프로필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한국음악과 박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한국음악과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학사 ▲경력: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및 전문사주임교수, 현 서울특별히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 현 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 현 한국정악원 이사, 현 판소리학회 부회장, 현 한국국악교육학회 이사, 전 한국문화예술교육학회 이사 ▲사사: 고 박송희(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

 

▲공연: 2021 [채수정의 판소리 렉처 콘서트 동편제 ] 박록주바디 심청가 복원 발표회 남산국악당, 2021 완창 판소리 채수정의 흥보가 박록주제 국립극장, 2020 [공감 M아트센터 소극장 문화가 있는 날 채수정과 놀다] 공감M, 2019 제5회 동편제마을 국악거리축제 흥보 놀보 박 타다 남원! (동편제 국악마을), 2018 '채수정의 판소리 마당 적벽가' 국립민속국악원, 2017 명인 남산골 열전 판소리 '박록주제 박송희류 흥보가 채수정 남산골한옥마을, 2015 명창 박록주 탄생 110주년 기념 공연(구미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2014 채수정 판소리 적벽가 코우스, 2013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지원 사업 동편제 심청가 복원 및 재현 발표회 코우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 판소리 다섯마당 흥보가 완창 학인당, 2011 채수정 판소리 씻김굿 발표회 남산국악당 

 

▲학위논문: 『판소리 다섯 바탕의 중모리 대목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2008), 『박록주 심청가 연구 경희대학교』 (2004), 박록주 흥보가의 음악적 특징 제비노정기와 박타령을 중심으로(1997 ) 이화여자대학교

 

▲논문집: 향유층의 변동과 관련해서 본 판소리의 현재와 미래 판소리연구(2000.11 )

▲저서: '판소리 다섯바탕 중머리 대목의 음악어법’(2021, 민속원), 판소리의 첫 호흡 단가를 부르다'(2018, 채륜), ‘박송희 흥보가 악보집'(2014, 민속원), ’박록주 박송희 창본집(2010, 민속원), ’소리 명창론(2010, 박이정 공저), 유점자 신안 씻김굿(2010, 국립남도국악원 공저), ‘정간보와 함께하는 박송희 창본 흥보가(2006, 이회문화사 공저’) ▲수상: 제10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판소리부문 은상(동아일보사),제37회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국립국악원장상, 제10회 명창박록주기념 전국국악대전 판소리일반부 국무총리상, 2009년KBS 국악대상 판소리상, 제18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최우수상 ( ) 방일영상 - 38 제 회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제37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참방(전주대사습놀이 이사장상), 제19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2014), 대한민국 출판문화예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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