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방문중 유정복 인천시장, "이민 120주년, 그날의 물결 굽이쳐 흘러 다시 인천으로"

인하공원·7번 선창 등 120년 하와이 이민 발자취 돌아봐... 이민역사 재조명 및 역사성 바탕 새로운 미래 설계

이광민 기자 | 기사입력 2022/12/24 [07:52]

하와이 방문중 유정복 인천시장, "이민 120주년, 그날의 물결 굽이쳐 흘러 다시 인천으로"

인하공원·7번 선창 등 120년 하와이 이민 발자취 돌아봐... 이민역사 재조명 및 역사성 바탕 새로운 미래 설계

이광민 기자 | 입력 : 2022/12/24 [07:52]

           ▲ 유정복 인천시장     

 

인천광역시는 미국 하와이를 방문 중인 유정복 시장과 방문단이 지난 12월 20일부터 22일까지(현지시간) 120년 이민 역사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선대가 걸어 온 애환을 회고했다고 밝혔다.

 

하와이는 우리 민족의 공식 이민이 처음 시작된 곳이다. 따뜻한 날씨와 힘들지 않게 일하고 금화로 품삯을 받는다는 그럴듯한 소문에 이민을 결심한 121명이 제물포항 잔교에서 작은 배에 나누어 몸을 실은 것이 꼭 120년 전인 1902년 12월 22일이다. 121명 중 8할이 넘는 수가 제물포, 강화, 부평, 교동 출신의 인천인이었다. 그렇게 정부 승인에 따른 첫 공식 이민이 인천사람을 중심으로 인천에서 시작됐고, 이 중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도착한 사람은 102명이었다. 19명은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를 시작으로 1905년까지 64회에 걸쳐 7,415명의 선조가 하와이로 이주해 대부분 사탕수수농장에서 노동자로 살아갔다. 힘들고 쓰라린 첫 이민의 경험이었지만 이들로 인해 우리 민족의 해외 이주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장에서 한 달 15~17달러를 받으며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하와이 곳곳에 학교를 설립해 국어 교육에 힘썼다. 또, 여러 단체를 설립해 민족 정체성을 유지했고, 더 나아가 독립운동에도 발 벗고 나섰다. 훗날 이곳은 해외 민족 운동의 거점이자 독립운동의 지원본부가 됐다.

  

유정복 시장 일행은 가장 먼저 인하공원을 찾아 대한민국 이민역사가 시작된 인천과 하와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으며, 120년 전 인천을 출발한 이민선이 하와이에 도착하면서 우리 이민자가 처음으로 밟았던 하와이 땅, 호놀룰루 항 7번 선창도 방문했다. 

 

이어 한인합성협회 회관을 찾아 선열의 노고를 기렸다. 1907년 9월 2일 하와이에서 활동하고 있던 24개의 민족단체를 통합해 결성한 한인한성협회는 한인들에게 독립운동의 취지를 알리고 참여를 유도했다. 이후 공립협회, 대동보국회와 통합하면서 대한인국민회로 발전하면서 미주지역의 독립운동과 독립 자금 모집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고된 이민자에게 위안이 되어 준 미주 최초의 한인 교회,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도 방문했다. 1903년 11월, 인천 내리교회 권사이며 통역 요원으로 첫 이민선을 타고 온 안정수 등이 작은 방을 빌려 첫 예배를 시작한 것이 하와이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의 시작이었다. 100주년 기념해 1998년 새로 세워진 지금의 성전 안의 내리 채플도 인천의 내리교회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유정복 시장은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등이 잠들어있는 국립태평양기념묘지를 방문해 헌화 및 참배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참전용사와 순국선열들을 추모했다.

  

한편, 120년이 흐른 지금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국인 동포는 약 1만 7,900명으로 하와이주 이민자 가운데 7%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필리핀과 일본, 중국에 이어 네 번째 규모다.

  

유정복 시장이 하와이 시민들과 동포들에게 갖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더욱 각별하다. 지난 10월 정부가 재외동포청 신설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곧바로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민 역사의 시작점인 인천에 당연히 재외동포청을 설립해 상징성을 부여하고, 재외동포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천이 재외동포들과 같이 호흡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중심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1954년 ‘더 이상 가난을 후대에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며 한인 기독학원의 매각 대금을 기부해 인하공과대학의 설립을 발원한 것이 이민자들의 첫 번째 귀환이었다면, 2003년 인천시민들과 해외동포들이 함께 뜻을 모아 인천에 건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사박물관이 두 번째 귀환이라 할 수 있다.

  

120년 전 겨울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처음 조국을 떠난 이민자들을 다시 따뜻하게 품고, 세계 193개국 732만 여 재외동포들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지원기관의 둥지를 인천에 만들어 담대한 한민족 이민역사의 귀환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유 시장의 계획이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시가 세계 초일류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민 120년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등 역사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다양한 기념사업 뿐만아니라 상징 조형물 제작 등을 통해 더 큰 세계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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