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때부터 57년 춤인생"... 김정아 화성시 1호 향토무형문화재, 이동안 선생의 승무 "재조명"

화성시 최초 승무 향토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된 김정아씨... 춤사위 끝난 뒤 장구춤 승무북 등 타악기 치며 춤추는 게 주특기
이동안류 승무는 서민적인 춤사위를 툭툭 건드리는 게 독특한 매력... '화성우리춤연구회'단체 만들어 제자들과 시민들에 가르쳐
6월에 슬로베니아 세계민속축제 초청돼 해외공연 예정... "지자체 지원금 비행기가격도 안돼 공연단규모에 맞는 지원 해줬으면"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4/10 [10:35]

"5살때부터 57년 춤인생"... 김정아 화성시 1호 향토무형문화재, 이동안 선생의 승무 "재조명"

화성시 최초 승무 향토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된 김정아씨... 춤사위 끝난 뒤 장구춤 승무북 등 타악기 치며 춤추는 게 주특기
이동안류 승무는 서민적인 춤사위를 툭툭 건드리는 게 독특한 매력... '화성우리춤연구회'단체 만들어 제자들과 시민들에 가르쳐
6월에 슬로베니아 세계민속축제 초청돼 해외공연 예정... "지자체 지원금 비행기가격도 안돼 공연단규모에 맞는 지원 해줬으면"

이명선 기자 | 입력 : 2024/04/10 [10:35]

▲ 김정아 화성시 제1호무형문화재가 본지와 인터뷰에서 승무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시대 화성군 향남면 송곡리에는 집안 대대로 세습 재인이었던 이동안 선생 일가가 살았다. 이동안 선생은 20대에 대동가극단에 참가하면서 임방울·이화중선 등과 같이 중국과 만주까지 공연했을 정도로 명성을 떨친 우리나라 춤의 거목이다. 국가무형문화재 발탈 예능보유자인 이 선생의 고향에 최근 승무(화성 이동안류) 분야에서 화성시 제1호 향토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정아(62)씨가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아는 이동안류 승무 1호 전승자인 박정임으로부터 이동안의 춤을 사사하며 ‘이동안-박정임-김정아’로 이어지는 화성의 춤 계보를 잇고 있다. 김정아는 5살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 올해로 어언 57년 춤인생을 맞이했다. 특히 타악분야인 장구춤이나 북춤, 난타, 승무북 치는 것을 좋아했다. 최근에는 30여명의 무용단을 이끌며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해외공연을 수십 차례 다녀오면서 화성시 문화예술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본지는 10일 김정아 화성시 제1호 향토무형문화재를 만나봤다. 

 

▲ 2023년 화성시유엔아이센터 화성아트홀에서 승무춤을 추고 있는 김정아 화성시 제1호 향토무형문화재.     

 

▲화성시 향토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승무분야에서 1호로 처음 선발됐는데 소감은.

→그동안 30여년 가까이 우리 화성시 지역에서 문화지킴이로 생활해왔다. 주변 문화예술인들이 저에게 '이젠 문화재로 가야 하지 않겠냐'고 많이 권유했다. 심사단에서 이 승무춤을 실행할 수 있는지를 먼저 실사했다. 문화재심의원들이 먼저 종목 심사를 한 뒤 저한테도 동일한 절차로 실증을 거쳐 통과돼 지난 3월27일 화성시에서 최종 1호 향토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지난 2023년 2월부터 시작해 올해 3월 최종 지정받을 때까지 13여개월이 걸렸다. 향토문화재로 지정받아 더할나위없이 기쁘지만 다른 한편으론 앞으로 화성시와 후배들을 위해 더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기도하다.

 

▲승무춤을 접하게 된 시기와 계기는.

→춤은 5살때부터 배우기 시작해 올해로 어언 57년 춤추는 인생을 맞이했다. 지난 2000년에 경기도무형문화재보유자인 김복련 선생한테 배우기 시작해 경기도권 승무 이수자가 됐다. 2005년 화성무용협회 인증을 받았는데 그때 박정임 선생을 만나 화성출신 '이동안류' 승무의 원형춤을 추기 시작했다. 원형그대로의 춤을 가르쳐달라고 해서 원형 승무춤을 배웠다. 발탈도 배웠는데 발탈은 판소리나 연기·춤도 잘하는 팔방미인으로, 이른바 한편의 뮤지컬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 해외공연 후 찍은 기념 사진.


▲이동안 선생은 누구인가. 

→우리나라 춤의 거목이라 할만한 분이다. 1906년 화성군 향남면 송곡리 출생으로, 12세 때 남사당패에 입단해 1921년 춤의 명인 김인호로부터 신칼대신무·진쇠춤·태평무 등을 전수받았다. 1922년에는 박춘재로부터 발탈을 배웠고, 1924년에는 김관보로부터 줄타기를 배웠다. 1942년 여성국보단체단장, 1947년 국악음악무용학원장, 1980년 선화예술고 ·대성여고 등지에서 무용강사를 지냈으며 1983년 발탈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1994년 10월에는 90세 기념무대를 가졌다. 1995년 사망하시어 천안공동묘지에 묻혔다가 최근 함백산의 화성문화예술인 특화묘지에 제1호로 안장됐다.

  

▲ 승무춤의 가장 큰 매력은 뭔지. 그리고 자신의 춤 중 가장 주특기는.

→승무는 한국무용 중 최고봉으로 일컬을 만큼 가장 어렵고도 고난도의 춤이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던 춤으로, 계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인 승무는 학처럼 날아 우아하게 장삼을 펼치면서 중후함을 선보이는 춤이다. 반면 이동안류의 승무는 서민적인 춤사위를 툭툭 건드리는 게 독특한 매력이다. 소탈함과 서민적·민속적인 특징이 춤에 묻어나면서 다른 춤과 달리 남성적인 힘이 있고 이동안 선생 고유의 춤사위가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기교와 외적으로 보여줄려고 하는 춤이 아닌 투박하면서도 이 선생의 춤결이 배어나오는 춤이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점은 승무춤사위가 모두 끝난후 장삼속에서 북가락을 빼들어 북을 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타악분야를 좋아해 장구춤이나 북춤, 난타, 승무북 치는 것을 가장 잘한다.

 

▲ 김정아 문화재가 이동안 선생 추모제에서 승무춤을 추고 있다.


▲화성지역에 승무춤 저변확대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또 향후 계획이나 꿈은.

→초장기부터 화성지역에 춤문화를 일구었다. 현재 화성이 100만 글로벌도시로 커나가면서 외부에서 문화예술인들도 많이 오고 있다. 이에 우리 시민들에게 화성의 문화적인 정체성이 뭔지 알려주려고 홍보중이다. 이동안 선생의 춤을 소개하면서 용주사나 궁평항 등 행사에서 승무춤 공연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성우리춤연구회'라는 무용단체를 만들어 제자들과 함께 무용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기본기를 가르치는 승무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시민들이 무려 50~60여명에 이른다. 남자분도 1명 있다. 또 이동안의 춤을 시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화성재인 이동안보존회’를 설립하고 화성무용제·운학 전국무용대회 개최 등 다양한 이동안 춤 전승교육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지난 2019년 크로아티아 공연후 찍은 기념 사진.


▲우리 승무춤을 외국에도 널리 알리면 좋을 텐데.

→해마다 외국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하고 있다. 2023년 스페인에 다녀왔고 올해는 6월19일 슬로베니아의 세계민속축제에 초청돼 공연을 준비 중이다. 또 2007년부터 30여명의 무용단을 인솔해서 멕시고 칠레 등 남미와 유럽의 이탈리아 스페인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체코 등에서 두루 공연해오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공연했다. 해당국가에서 기획을 해 초청하는 행사로 인연이 돼 이웃나라들에서 또 초청을 해온다. 승무뿐 아니라 궁중무용과 부채춤 장구춤 교방무 등 30여명으로 이뤄진 무용단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은 있는지.

→해외공연시 우리 태극기뿐만 아니라 화성시의 기를 꼭 가지고 간다. 우리 화성시를 열심히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초청받아 가는 외국공연은 제가 이끄는 무용단이 한국을 대표한다. 코로나19 발생 2년전에 30여명이 갔는데 무척 고생했다. 해외공연 교류 공모사업이었는데 지원금이 2000여만원밖에 안됐다. 1인당 비행기값만 200만원으로 최하 6000여만원 넘게 드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는 슬로베니아 세계민속축제에 초청돼 6월19일부터 7월1일까지 12일간 해외공연할 예정이다. 화성시에서 2500만원가량 지원해주는데 비행기값도 안된다. 좀더 파격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 화성시민들이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김정아 문화재로부터 승무춤의 기본기를 배우고 있다.


▲향후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 5월에 화성 용주사에서 실시하는 연등 행사가 있는데 여기서 우리 승무춤을 공연했으면 좋겠다. 조지훈 시인이 용주사에 와서 어느 분이 승무춤을 것을 보고 지은 작품이 조지훈의 '승무' 시다. 그때 춤춘 주인공이 '최승희'라는 설이 있다. 최승희도 이동안 선생한테 배웠다고 한다. 앞으로는 용주사에서 크고작은 승무춤 공연을 하면 좋을 듯하다. 용주사는 조지훈 시의 역사적·향토적 배경이 있으니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멋진 공연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다. 그리고 우리 승무가 화성의 제1호 무형문화재가 됐는데 전국적으로 무형문화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외국인들과 공연할 수 있는 우리춤으로서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승무춤을 화성시민들에게 널리 보급하고 또 춤 문화가 융성하는 멋진 화성시가 되게 하는 걸 저의 사명으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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