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 "어머니의 산 전주 모악산에서 고교친구들 47년 우정이 벚꽃처럼 만개하다"

전주고교 57회 동문산악회... 첫 고향 산행에 재전주, 재광주 동창들 뜨거운 호응으로 재경산악회 새로운 지평 열어

김완희 기자 | 기사입력 2024/04/16 [00:42]

[동호회 탐방] "어머니의 산 전주 모악산에서 고교친구들 47년 우정이 벚꽃처럼 만개하다"

전주고교 57회 동문산악회... 첫 고향 산행에 재전주, 재광주 동창들 뜨거운 호응으로 재경산악회 새로운 지평 열어

김완희 기자 | 입력 : 2024/04/16 [00:42]

  

▲ 전주 모악산 표지석 앞에 모인 전주고 57회 동창들이 등반 출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다음은 전주고교 57회 동문산악회의 모악산 산행을 이야기한 글이다.

 

예로부터 봄소풍으로 유명한 삼짇날(음력 3.3)을 이틀 지난 14일 사당역과 경부고속도로 죽전 하행 정류소에서 총 35명을 태운 금빛 우등고속산행버스는 고향을 향해 쾌속 순항했다. 고교 졸업후 전주행 고속버스를 탈 때면 한 동안 가슴 한켠에 고향간다는 설렘이 물컹했지. 이제 어느덧 은퇴한 초로의 신사가 되어 모처럼 고향 땅을 향하는 친구들의 마음에도 그런 기억이 아련하지 않을까 싶다.

 

뒷자석에 홀로 앉아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미 산행버스는 아니었다. 창밖의 완연한 봄 풍경을 완상하는 사람, 집행부가 잔정 가득 준비한 야채김밥이며 천리향 즐기며 담소도 하고, 이른 새벽 일어나 나른한 피로에 겨워 쉬는 사람, 여느 100대 명산을 도전하는 산행차량의 모습은 아니다. 그것은 고2때 수학여행 버스안 모습. 또는 행락철 나들이 떠나는 느긋한 모습이다.

 

어머니의 산 모악산에 다가올 수록 창밖의 봄빛은 짙어가고 가슴은 요동쳤다. 드디어 3시간만에 도착한 구이면 관광단지에는 미리 와 있던 전주, 광주 친구들 14명의 환한 미소는 새벽같이 일어나 달려온 우리 35인에게는 달짝지근한 보상이었다.

 

               ▲ 전주고 재경산악회 깃발을 휘날리며 출발했다.

 

너 누구 아니냐 ? 머시기야 너 이거 얼마만이냐 ? 나 몇반 누구야. 야,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등등등 요란한 인사를 나누며 배낭에 57회 재경산악회깃발을 꽂고 출발지점까지 이동하는 잠깐사이 우리는 원팀이 됐다. 어디 큰 것만 기적인가 ? 이렇게 40여년만에 만나 팀웍이 형성되는 것도 전주고 '노송인'이기에 가능한 작은 기적이라고 자부해본다.

 

793m 모악산은 왕복 6.5㎞로, 관광단지 원점회귀 기준으로는 통상 3.5시간이 소요된다.

 

1구간 : 모악산관광단지 무료주차장 ∽ 대원사, 계곡물, 워밍업 구간으로 시원한 물소리 들으며 봄나들이 기분으로 보통수준의 구릉 코스, 이때만 해도 이 정도야 하며 오르는 분위기.

 

2구간 : 대원사∽수왕사∽능선 1㎞는 경사 6~7도 암릉, 급경사 계단구간. 땀 쫙빼는 진짜 등산. 이 구간에서 몇몇 친구들은 좀 괴로웠지. 이 구간은 평소 운동량의 리트머스 시험지. 다들 이 악물고 잘 견디었고 몇 몇 흡연자 들은 좀 힘들어 하기도. 부부 참여자들도 서로를 다독거리며 너끈히 오르심. 

 

▲ 전주향토음식 메기찜 등을 즐기며 친구들끼리 환담을 나눴다.

 

3구간 능선무제봉통신탑 정상다소 경사가 있으나 정상이 보이는 희망의 능선길. 

 

만약 모악산이 평범했으면 한해 한 두번 가는 원정산행지로 선택될리 없었지라는 생각이 드는 특별한 산행이었다이 구간이 서울서 공수해온 족발과 막걸리 맛을 더해 주었을 것이다.(온갖 것을 다 챙기고 도착하자 마자 서둘러 막걸리까지 사온 산악회장님총무님수고하셨어요) . 봄 바람에 땀도 씼어내고 삼삼오오 사진도 찍으며 전주시내김제평야구이저수지금산사 등을 내려다 보니 어느 덧 하산 시간정상에서의 보낸 1시간은 학창시절 소풍바로 그거였다. 

 

페이스가 비슷한 사람끼리 콸콸 쏟아지는 계곡물에 탁족의 풍류도 즐기며 다들 편하게 하산. 4시간 여 산행을 마치고 전주 김성진 회장이 엄선한 토속음식 전문식당에서 메기찜, 매기구이. 시래기가 가득한 새우탕. 닭도리탕 등 시골의 토속음식을 즐김. 유현 회장님의 배려, 이태구친구의 찬조 등으로 개인부담 총 4만원에 좀 미안한 느낌이 들정도로 푸짐한 오찬까지 즐김.

 

▲ 무더위로 때이른 탁족을 즐기는 친구들.

 

식사중 전주, 광주 친구들의 자기 소개시간은 웃음꽃이 피어났고 다음은 무등산에서 모이자는 제안이 있었음. 전주 김성진회장이 참석 사모님 3분께 특별선물(두릅 한박스)을 희사 한것은 이번 행사의 격조를 높혀 주었고, 친구들 하나 하나가 건강미 넘치는 모습으로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들은 우리가 꽤 괜찮은 그룹의 일원이라는 긍지를 주었다.

 

광주에서 날라온 산악인 안영주 회장의 인사말, 그저 멀리서 오는친구 보고 싶어 왔다는 이용승 전주 친구의 소박한 환영사에 노송인들의 마음은 촉촉해지고 훈훈해졌다. 봄나들이 겸 등산이었지만, 우정, 미래, 행복, 건강을 향해 제2의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우리에게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 그 자체가 좋은 화두였다.

 

▲ 김성진 회장이 구해온 두릅 선물.

 

작별 인사를 할 때 다들 큰일 한것처럼 흐뭇해 하는 모습은 이번 원정산행의 성공의 징표로 보였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줬다. 재경산악회의 지역쪽 외연이 확장될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큰 결실이다.

 

헤어지는 순간 1박을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쉬움보다 설렘이 큰 이유는 다음번 무등산 원정산행에서 재회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때맞춰 4반 종기 친구가 보내온 이정하님의 글로 산행 후기를 마무리한다.

 

"같이 걸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처럼 우리 삶에 따뜻한 것은 없다.(중략그것처럼 우리 삶에 절실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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