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동창회, 친목서 평생학습으로 진화하다"... 국내 유일한 전주고교 동문 포럼 '눈길'

전주고등학교 57회(1980년 졸업) 동문들의 '57노송포럼' 월 1회 전문분야 강의 및 인생 2막으로 지적 호기심 자극
'미래TV', '브랜드속 신화이야기', '챗 GPT와 AI시대', '기녀(技女)의 삶과 문학' 등 다양한 주제 다루는 '지적 놀이터'

김완희 기자 | 기사입력 2024/04/20 [17:26]

"공부하는 동창회, 친목서 평생학습으로 진화하다"... 국내 유일한 전주고교 동문 포럼 '눈길'

전주고등학교 57회(1980년 졸업) 동문들의 '57노송포럼' 월 1회 전문분야 강의 및 인생 2막으로 지적 호기심 자극
'미래TV', '브랜드속 신화이야기', '챗 GPT와 AI시대', '기녀(技女)의 삶과 문학' 등 다양한 주제 다루는 '지적 놀이터'

김완희 기자 | 입력 : 2024/04/20 [17:26]

 

▲ 전주고 '57노송포럼'을 마치고 단체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포럼을 창립한다는 소리를 듣고 반신반의했다. 전주고등학교 57회 동창생들로 이뤄진 '57노송포럼'이다. "지적 유희일 수도, 뭐 그래도 공부는 좋은 일이니까. 근데 지속 가능할까." 그런데 4달째 지속되고 있다. 궁금했다. 지난 4월11일 참석회비 1만원을 입금하고 무조건 가봤다.

 

포럼 장소는 인터콘티넨탈 호텔 인근 동성빌딩 6층, 3면이 유리로 확트인 공간이었다. 샌드위치와 쿠키 등 준비된 저녁을 먹으며 좀 혼란스러웠다. 강의는 57회 친구들이 한다니 강사료는 없다손치고, 일단(개인부담 1만원 vs 저녁식음료, 장소임차료) 회계가 안 된다. 두 시간 강의를 들었다.

 

그런데 포럼 강의에 가기 전과 다녀온 후가 달랐다. 57노송포럼은 명품포럼이었다. 곽세열 회장, 신종원 총무, 운영진이 나무를 심고 꽃을 피워 만든 '지적 놀이터'다.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어가고 나무를 심으면 새들이 와서 둥지를 튼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는 그저 놀이터로  놀러가면 된다. 

 

30여년간 예술의 전당에서 근무한 김영곤 친구 강의에 참석자들은 넋이 나갔다. 학창시절 본고사 대비 국영수 수업 만큼이나 다들 집중했다. 방대한 오페라에 대한 정보를 2시간내에 이해하는 것은 애시당초 어려웠다.

 

▲ 예술의전당 관장을 역임한 김영곤 친구가 오페라의 모든 영역을 영상과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론과 실황을 묶어 중요 맥점을 전달하려는 강의는 그 자체로 이미 울림이었다. “재능기부는 이런 거야”라고 말해 주는 듯. 어느 친구 말대로 20분 같았던 2시간이었다. 질의응답에 이어 기념사진 후 곧바로 해산했다. 

 

노송57포럼에 대한 궁금증을 곽세열(법무법인  홍인) 회장으로부터 알아봤다.

 

▲기존의 활성화된 산행 골프 당구 모임이 있음에도 1년여 구상 끝에 포럼이 출범했다. 출범배경과 준비과정이 궁금하다.

→57동기회(회장 유현)에서 포럼에 대한 요청이 있다고 하면서 본인에게 관련 경험이 있으니 해보라고 권유해 맡게 됐다. 2013년부터 7년여간 노송포럼(전주고,북중 전체 동문 대상, 국내 유일의 고교 동문 포럼) 의 기획단장을 맡아 포럼을 기획, 운영하면서 동문의 인적 자원이 매우 우수하다는 사실과 인문, 문화,예술, IT, 과학및 시대적 이슈에 대한 지적 욕구가 대단히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우수한 인적 자원이 가진 훌륭한 콘텐츠를 공유하고 강연자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페라 매혹에 푹 빠진 친구들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57노송포럼도 마찬가지로 57회 동기들의 인적 자원이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같은 배경과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다. 특히 정년 퇴임을 하거나 일선에서 물러나는 동기들이 많아지면서 위 동기들이 수십년간 경험하고 축적해온 관록을 동기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것이고, 동기들 간 친목과 소통의 방법으로서도 유용하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운영하려면 공간이나 운영비 등 기본적인 하드웨어와 강사진, 회원가입 및 참여도 제고 등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 애로사항도 많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해결했나.

→고가의 강연료와 식사비 및 포럼을 마친 후 뒤풀이 비용 등 경비가 많이 들었기 때문에 기부를 받아야 했고 회비 등 재정적인 문제에 너무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57노송포럼에서는 이러한 경비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몇가지 방법을 모색했다. 장소는 백원장 동기가 현재 이용하고 있는 장소인 회사 휴게실 및 회의용 사무실을 선뜻 제공해 해결했다. 공간 규모나 시설은 최고 수준이다. 강연료는 무료로 하는 것을 전제로 했는데 강연하는 동기들이 모두 흔쾌히 응해주었다. 그래도 성의 표시는 해야 돼서 회비 중 2만~3만원대 커피 쿠폰을 선물로 보내주고 있다. 식사는 간단하게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으로 마련해 간편하고 실속있게 해결했으며 뒤풀이도 가급적 간단히 호프 한두 잔 마시는 정도였다. 

 

▲ 곽세열 포럼 회장이 대기중인 백원장 친구의 강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포럼주제가 만만찮은데 전문성과 난이도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전문 학술포럼은 아닐테고 포럼의 성격 및 정체성은 뭔지.

→포럼 주제는 인문사회, IT과학, 문화예술, 실용, 건강, 취미등 다양하게 정하고 있다.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 공부하였기 때문에 이를 상호 보완하고, 노년이 됨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 문제, 시대흐름에 대한 적응 문제, 남은 여생에 대한 문제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주제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실력과 능력이 있는데 은둔하고 있는 숨은 고수를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출범이후 4차례 운영한 주제를 간략히 정리하면. 

→제1회 1부 : 미래 TV광고는 이렇게 변한다. 백원장(애니포인트미디어 대표)- 맞춤형 TV광고 시대 도래, 광고의 효율성 및 저비용, 구체적인 구현 방법과 현황에 설명 들어 이해 용이.

2부 : 브랜드속 신화이야기(김원익 신화연구소장)-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상호, 브랜드등 그리스로마신화와 관련된 예시 및  아울러 그리스로마신화 전반에 대한 학습.

 

▲ 그리스로마 신화 전반에 대한 이해와 우리 생활에 브랜드와 상호에 어떻게 파고 들고 있는지 흥미롭게 강의했다.

 

제2회 1부 : 챗GPT 필요성, 활용 및 향후전망(양동복 교수)  

2부 : 기녀, 그 신분과 삶, 그리고 문학- 기녀(기생)에 대하여 학문적, 연혁을 통한 신분과 부안 출신 매창의 생애와 시를 중심으로 기녀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된 계기가 됨.

 

제3회 1부 : 바이오산업과 알러지 질환(임국진 프로티아 대표)

 국내 알러지 진단 시장 60%이상 점유하고 있는 프로티아의 발전 연혁과 바이오산업의 세계적 현황과 미래를 듣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2부 : 기후 위기, 이누이트의 삶과 기후 인권(김흥주 교수)

 심각한 기후위기와 대표적인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하고 공감함.

 

제4회 : 즐거운 오페라에의 초대 (김영곤 프리랜서) 

 

▲ 알러지 등 바이오 산업의 동향과 미래를 설명하는 임국진 대표.

 

▲성격상 전문성 vs 대중성 수위조절 및 1회에 1주제로 하느냐 2주제로 하느냐 등 운영상 고민도 많을 것 같다. 

→장단점이 있는데 1주제로 하면 심도있고 여유있게 진행이 가능하나 그 주제에 관심이 있는 동기들만 참여하므로 참여자가 적을 우려가 있다. 2주제로 하면 2개의 주제를 보완하면서 정할 수 있어서 참가자가 많으나 시간상 제약이 있어서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강연의 수준과 내용도 고민이 많았을 듯하다.

→동기들의 지적 수준이 높기 때문에 모든 주제에 이해능력이 있어 아직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 새롭게 등장한 분야나 기술 등 주제에 대해 기초적인 단계부터 이해 위주로 한다.

▲ 기후변화로 인한 캐나다 이누이트의 실상을 직접 현지에서 연구하고 해결 방법을 생생하게 제시하는 김흥주 교수.

 

▲동창친구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교류와 시대흐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데, 이런 부분을 살리기 위한 포럼의 노력과 발전 방향을 제시해달라.

→수십년간 업무나 관련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경험하거나 쌓은 지식과 관록을 사장시키기에는 너무 아깝고 사회적으로도 낭비가 될 수 있다. 동기들 상호간에도 자신이 가지 못한 세계에 대해 알 수 있고 지적 교환을 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서로 필요한 물품을 교환하여 만족을 얻는 물물교환에 비유할 수도 있다. 특히 우리 나이에서는 균형감이 필요하고 신생 아이템이나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요구되므로 소위 꼰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도 포럼의 유용성이 있다. 지금까지 운영한 바 참여도가 높고 주제나 그 내용의 수준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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