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 전통맥 끊기지 않게 정부지원 절실... 낚싯대 만들고 물고기 잡는 낚시체험장 운영이 꿈"

송용운 안성맞춤명장 제7호 전통 대나무 낚싯대 명장 인터뷰... 안성은 대나무와 저수지 많아 입지 최고 대나무공예로 유명
낚싯대 1개 만드는 데 다른 종류 대나무 3~4개 엮어 사용하고 총 8단계과정 거쳐 3개월 소요.. 푸틴대통령 증정 작품도 제작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6/20 [13:50]

"유일 전통맥 끊기지 않게 정부지원 절실... 낚싯대 만들고 물고기 잡는 낚시체험장 운영이 꿈"

송용운 안성맞춤명장 제7호 전통 대나무 낚싯대 명장 인터뷰... 안성은 대나무와 저수지 많아 입지 최고 대나무공예로 유명
낚싯대 1개 만드는 데 다른 종류 대나무 3~4개 엮어 사용하고 총 8단계과정 거쳐 3개월 소요.. 푸틴대통령 증정 작품도 제작

이명선 기자 | 입력 : 2024/06/20 [13:50]

▲ 송용운 안성시 전통 대나무 낚싯대 명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낚싯대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제가 손을 놓으면 국내 유일한 대나무낚싯대 전통명맥이 끊어지므로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에서 한달에 12만원 지원하는 것마저 일부 정치인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중단됐어요. 뿐만 아니라 후계자 수업을 받으러 온 젊은이들이 현실적으로 경제력이 뒷받침이 안되니 중도에 모두 그만두고 떠나버립니다. 무엇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이 절실합니다."(송용운 명장)

 

안성은 예로부터 저수지가 많기로 유명하다. 월향리·삼은리·봉산리 등 3개지역에 접해 있어 '육지의 바다'라고 불리는 고삼저수지를 비롯해 미산지·금광지·두메지·용설지·만정지 등 무려 60여개가 넘다 보니 전국 각지의 강태공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대나무가 많이 생산되고 저수지도 많아 대나무 낚싯대를 만드는 데 안성맞춤인 이곳에 국내 유일하게 낚싯대를 제작하는 공방이 있다. 이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송용운(60) 안성맞춤명장 제7호인 전통 대나무 낚싯대 명장이다. 송 장인은 지난 2019년 안성시로부터 대나무 낚싯대의 전통복원과 개발에 전념한 공로를 인정받아 안성맞춤명장으로 선정됐다. 예전에 안성에는 산죽이 유명해 곰방대를 만드는 무형문화재도 있었다. 또 죽산면에는 산죽으로 복조리를 만드는 마을도 있으며, 대나무 공예가 성행했던 역사적 도시가 바로 안성이다. 본지는 20일 송용운 명장을 만나 전통 대나무 낚싯대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러시아 푸틴대통령에게 선물한 전통 대나무낚싯대 작품


낚시대를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했나. 입문 계기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대나무 낚싯대로 낚시를 배웠다. 작은 지렁이 한 마리를 바늘에 끼워 물에 던졌더니, 커다란 붕어 한 마리가 올라오는 모습이 어린 눈에 경이로웠고 대나무 낚싯대에 전해지는 손맛에 한순간 빠져버렸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했고 아버지가 대나무 낚싯대를 2개나 선물로 주셨다. 낚시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내가 만든 낚싯대로 낚시를 하자는 생각으로 중학생 때부터 직접 낚싯대를 만들어 사용했다. 

 

▼제작과정을 설명해달라. 대나무 재료는 어떻게 마련하는지.

→탄성과 복원력이 뛰어난 대나무 낚싯대 1대를 제작하는데 종류가 다른 3-4 가지의 대나무를 혼합하여 제작한다. 첫 부분은 초릿대로 굵은 왕대를 깎아서 얇게 만들어 사용한다. 두 번째는 안성에 많이 자라며 사람키 정도로 크는 속살이 두꺼운 산죽을 사용한다. 세 번째는 시누대라고 부르며 네 번째는 손잡이 부분으로 참대를 사용한다. 대나무는 주로 겨울철에 입동 지난 철에 재료를 준비한다. 산죽은 안성에 유명하고 초릿대나 시누대는 주로 전라도쪽에서 공수해온다. 대나무는 3년간 건조시켜 숙성시켜야 뒤틀림이나 쪼개지는 등 변형이 안생긴다. 제작과정으로 건조-굵기별 선별-재단-교정-암수가공-보강-손잡이만들기-도장칠 순서이며 8단계로, 1매 만드는 데 3개월 걸린다. 이 중에서 교정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불을 대서 교정목으로 똑바로 펴는데 이때가 가장 중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대략 7~8번을 반복 작업해야 한다. 낚싯대뿐만 아니라 루어대 플라이대 받침대 뜰채 만력기 찌 등 수제 낚시도구도 제작한다. 

 

▲ 작업실에 있는 작업 공구들.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한 작품도 만들었다는데?

→지난 2017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정상회담에서 제가 제작한 전통대나무낚싯대를 푸틴대통령에게 정상 선물했다. 가격은 350만원 정도 나간다. 이때가 '용운공방'이라는 이름으로 대나무 낚싯대를 제작한 지 10년째 되는 해였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가족들의 희생이 너무 많아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돈이 되는 다른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였다.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 선물을 함으로써 다시 동력을 얻어 이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 아마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선물로 선정되지 않았다면 저도 이 일을 그만두었을 것이고 우리나라에 전통 대나무 낚싯대의 전통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어려운 고비를 잘 넘어 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해준 청와대에 감사한 마음이다.

 

 

▲ 건조보관중인 대나무 재료.


▼외국에서는 대나무 낚싯대를 많이 애용하나.

→예전에 무역업을 하면서 일본을 방문했다가 바이어와 낚시를 같이 하게 됐다. 낚시 가방에서 대나무 낚싯대를 꺼내 보이면서 깔보듯이 '한국에는 이런 대나무 낚싯대 없지'라고 물어보는데, 민족적인 자존심이 상하더라. 무슨 소리냐며 나도 대나무 낚싯대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고 한국에도 대나무 낚싯대를 제작하는 방기섭 장인분이 계신다고 말했다. 그전부터 시간 날 때마다 방선생님을 찾아뵙고 배워왔지만, 그 일을 계기로 더 자주 순천에 계신 방 선생님을 찾아뵙고 대나무 낚싯대 제작에 대해 배웠었다. 그런데 2006년에 갑작스런 사고로 방 선생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이 오래되고 아름다운 전통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나라도 그 전통의 맥을 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결심하고 전통 대나무 낚싯대 제작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무형문화재 신청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나.

→인류가 출현하면서부터 수렵활동을 했으니까 물고기를 잡을 때 대나무 낚싯대를 사용해온 게 아주 오래된 역사다. 방 선생님도 문화재신청을 추진해 봤으나 안됐다. 문제는 한 분야에만 평생 몸담아왔는데 모든 자료를 장인한테 증명하라고 한다. 학술적 근거를 대라, 조선시대 문서에 뭐가 있냐, 언제부터 시작했냐는 등 상당히 힘든 작업을 장인한테 요구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나무 낚시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전통을 배우겠다고 후배들이 종종 찾아오는데 이 친구들이 처음엔 열정적으로 배우다가 현실적인 경제문제 때문에 조금 지나면 모두 포기한다. 후계자들에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올해안에 마무리해서 연내 문화재 등록 신청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 안성맞춤 명장 인증패


▼안성시나 지역정치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안성은 아시다시피 '안성맞춤'으로 장인의 도시다. 혁혁한 공이 있어야 하고 10년이상 안성거주 등 안성시의 장인되려면 조건이 아주 까다롭다. 안양시 명장으로 인정돼 2000년부터 한달에 12만원가량 시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안성시에 10명의 명장이 이 지원금을 받다가 지난 2023년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로 전부 삭감됐다. 왜 중단했는지 시의원들에게 지원 사유나 명분 등을 따졌으나 합리적인 이유도 아니었다. 문화예술인들을 너무 박하게 대하는 발목잡기가 아닌지 묻고 싶다. 

 

방송드라마와 영화에도 작품을 협찬했는데.

→방송드라마와 영화에도 제 작품들이 협찬으로 방영된 적 있다. 대나무전통낚싯대 만드는 장인 저뿐이라서 소품협찬을 할 사람은 저밖에 없다. 배우들한테는 출연료를 엄청 주면서도 저한테는 거의 협찬료가 없이 공짜로 쓰듯 한다. 방송 드라마에는 무사백동수, 미스터 션사인, 옷소매 붉은 끝동, 열녀 박씨 계약 결혼젼 등, 영화에는 밀정 협려 타자2에 협찬한 바 있다.  방송을 마치고도 그 작품들을 돌려받지도 못했다. 유감스럽게도 요즘 문화정책이 후퇴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 대나무 낚싯대 작품.


▼향후 가장 필요한 건 뭔지. 

저는 지금까지 제가 손을 놓으면 전통명맥이 끊어지므로 사명감으로 일을 하고 있다. 가장 필요한 건 작업장이다. 오늘도 너무 더워서 가만 있어도 땀이 흘러내린다. 한여름에는 비닐하우스 작업장 온도가 45도까지 올라가고, 겨울에는 영하 25도까지 곤두박질을 친다. 오죽하면 겨울에는 화목난로와 연탄난로까지 쓰겠는가. 보관 중인 대나무는 일년내내 일정한 온도가 유지돼야 뒤틀림이나 갈라짐이 없는데 큰일이다.  또하나는 사명감만으로는 이 작업을 하기가 어렵다. 장인인 저도 먹고살기 버겁다. 전통을  배우려는 후배들한테 현실적으로 경제적으로 적극 지원을 해줘야 젊은이들이 배우려고 할 것이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안성에는 竹 자가 들어가는 면이 3개가 있다.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이 있는데 이들 산에 가면 자생 산죽이 아주 많다. 이 산죽이 대나무낚싯대를 만드는 재료로 더할나위없이 안성맞춤이다. 안성에 자생하는 대나무로 직접 학생 및 시민들이 낚싯대를 만드는 체험학습을 한 뒤 낚시터 현장에서 물고기를 잡는 낚시체험도 하는 체험장을 만들어 프로그램으로 진행해보고 싶다. 전통을 살리면서 아이들이 낚시체험을 하면 정서적으로, 교육적으로 매우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송용운 명장 프로필]

안성시 문화상 수상 (2022. 04), 안성맞춤 제7대 명장 : 죽간/대나무 낚싯대 (2019. 4.), 러시아 푸틴 대통령 정상 선물로 선정 (2017. 9.)

 

●입상 경력: 2022. 12. 제38회 무등미술대전 입선, 2022. 11. 제52회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입선, 2022. 07. 제52회 경기도 공예품대전 특선, 2021. 04. 제6회 대한민국전통문화예술공모전 우수상, 2021. 04. 제6회 대한민국전통문화예술공모전 특선, 2020. 06. 제50회 경기도 공예품대전 입선, 2020. 05. 제5회 대한민국전통문화예술공모전 우수상, 2018. 11. 제4회 전통문화상품공모전 대상, 2017. 11. 대한민국목공예대전 입선, 2017. 07. 제3회 전통문화상품공모전 특별상, 2015. 10. 제34회 전국대나무공예대전 특선, 2013. 10. 제12회 한국옻칠공예대전 입선, 2012. 06. 제42회 경기도공예품대전 추천작, 2010. 09. 제9회 한국옻칠공예대전 입선, 2010. 03. 2010 금광면 마을 솜씨 자랑 우수상

 

●표창 및 수상: 2023. 11. 아시아 파워 브랜드 대상 “용운공방” 대상, 2022. 04. 안성시 예술부문 문화상 수상 - 안성시장 문화상, 2021. 12. 몽실학교 교육활동 활성화 표창 - 경기도교육감 표창장, 2020. 12. 전통문화발전 – 전통문화연구진흥원 표창장, 2019. 12. 우수예술인상 – 다산국악예술진흥원 표창장, 2018. 10. 향토문화발전 공로 – 안성시장 표창패, 2017. 12. 지역발전 유공 표창 – 경기도지사 표창장, 2017. 10. 예술발전 공로 - 김학용국회의원 표창패, 2014. 03. 예술발전 공로 - 신학용국회의원 표창장

 

●서적 출판: 2023. 11. 전통 대나무 낚싯대 장인의 길, 2022. 12. 안성의 대나무 그리고 대나무 낚싯대, 학회 발표, 2021. 03. 대나무 낚싯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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